세이클럽이 불러온 추억, 싸이월드 일상, 단상


세이클럽 다음엔

싸이월드 ㅋㅋㅋㅋ

싸이는 아이디 찾기, 비번 바꾸기로 쉽게 로그인이 됐다. 싸이는 20대에 썼던 거라, 고시생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었다...
활발히 일촌맺고, 파도타기 그런 건 하지 않았고, 기록용으로 일기를 가끔 썼다.

너무나 나 같은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싸이질 하는 수험생의 태도를 반성하며 새로운 각오를 하면서...)

그리고 맛있는 반찬이 자주 나왔으면 좋겠다
예컨대 두부김치
몇 달째 안나오고 있잖아 ㅠ

소소한 낙이란 그런 것이다


(시험 며칠 앞 두고 더워서 머리에 열이 올라 힘든데, 에어컨 트니까 추워서 옷을 껴입고)

균형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 오늘 먹었던 반찬 중에 가장 맛있었던 것은, 짜장에 든 양배추와 양파였다. 짜장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여기 짜장 맛있다. 두 달에 다섯번은 나오는 것 같다. 특히 주말에. 맛있으니까 괜찮다.


(격려하는 외삼촌과 대화한 것을 적으면서)

삼촌은 지난 번에 보니 내 얼굴이 너무 하얗다며 하루에 15분 정도 햇빛을 쬐라고 조언을 하셨다.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중략) 나는 계속 듣고 있다가 전화기를 붙들고 숨죽여 웃고 말았다. 우리집 스타일과 달라서 그것은 어쨌든 적응이 안된다. 계속 안되겠지. 지난 번 뵈었을 때는, 합격하고 얼른 결혼해야지- 류의 이야기를 하셔서 속으로 기겁(...) 왠지 억울(?)한 기분이 들었었다. 연애도 별로 못해봤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땐 참 식단표 보는 걸 좋아했다. 외식도 거의 안 했고 급식만 거의 먹었는데, 급식이란 사실 아무리 잘 나와도 메뉴가 반복되는데, 어쨌든 좋아하는 메뉴가 있으면 그 날이 기다려지는 것이었다. 그런 걸로 하루하루 소소한 즐거움을 찾고, 아주 가끔 스스로를 격려하며 이천원짜리 카라멜마키아토를 마셨던 것.


삼촌의 예언(?) 처럼 합격 이후엔, S와 연애를 시작했고, 지금까지 같이 살게 됐다. 시커멓고 묵직한 개도 두 마리나 생겼다.

참, 인생역전이네.

마지막 2차 시험 며칠 전 토요일에, 점심먹고 동네를 산책하다 문득 S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번 여름에 무엇을 할 것인지 얘기하다가,
시험 끝나면 부산에 가자.
그래.

한 시간을 넘게 통화했다.

시험 끝나고 바로 부산에 놀러가지는 않았지만, 서울에서 부산에 가는 거리보다 먼 거리를 함께 쏘다녔다. 합격자 발표까지의 초조함을 잊을만큼 뜨거운 여름이었다.

   
그때 그 얘기를 S에게 하니,
 
6월 15일쯤이었을까              (과연 S님이시다. 내가 사랑하는 S의 정확함)
그 전화가 사건의 발단이다
무지 설레고 행복했어


참 따뜻하고 나른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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